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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가라앉은 뒤에도 진료는 끝나지 않았다

민성의담 · 사상의학 이야기 06

앓기 시작한 지 나흘에서 닷새가 지났을 무렵, 한 사람의 숨이 가빠졌다. 『동의수세보원』은 그를 소양인으로 적었다. 처음에는 추운 증상이 열 증상보다 두드러지는 상한병이었는데, 낮에 호흡이 급하고 숨이 짧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한다.1

이제마는 육미탕 한 첩을 썼다. 기록에는 가쁜 숨이 곧 크게 가라앉았다는 말이 나온다.

病人喘促 卽時頓定。

“환자의 가쁜 숨이 그 자리에서 크게 가라앉았다.”1

이 한 줄에서 이야기를 끝냈다면, 소양인에게 육미탕을 써서 숨찬 증상을 치료했다는 간단한 치험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마는 며칠 뒤의 일도 적었다. 같은 사람의 숨이 다시 가빠졌고, 같은 약을 다시 썼지만 반응은 처음과 같지 않았다.

같은 한 첩, 달라진 반응

두 번째로 숨이 가빠졌을 때에는 발광(發狂)과 섬어(譫語)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발광은 심하게 흥분하거나 행동이 흐트러진 상태를, 섬어는 병중에 정신이 혼미하여 헛말하는 양상을 가리킨다. 이 말들을 오늘의 특정 정신질환 이름으로 바꾸어 읽지는 않는다.

다시 육미탕을 쓰자 숨은 조금 가라앉았다. 하지만 원문은 곧바로 덧붙인다.

而不如前日之頓定矣。

“그러나 앞선 날처럼 크게 가라앉지는 않았다.”1

‘조금 나아졌다’와 ‘지난번만큼 나아지지 않았다’가 한 문장에 나란히 놓여 있다. 같은 약을 먹었다는 사실보다, 이번에는 반응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세밀하게 남겼다.

며칠 동안 심한 행동의 변화가 이어지고 호흡이 다시 급해졌다. 육미탕을 또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숨이 가라앉지 않았다. 혀가 말리고 입을 다물어 말을 하지 못하는 증상까지 생겼다. 이제마는 이때 백호탕으로 처방을 바꾸었다.1

이 기록에는 환자의 나이와 직업, 가족의 대화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시간과 반응은 또렷하다. 첫 번째에는 크게 가라앉았고, 다음에는 조금 가라앉았으며, 그 뒤에는 가라앉지 않았다. 짧은 의안 속에서 병세가 달라지는 모습이 드러난다.

약을 바꾼 뒤에도 밤까지 살폈다

백호탕으로 바꾼 직후 모든 증상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원문은 혀와 입의 증상이 바로 해소되지 않았다고 적고, 배에서 소리가 나고 방귀가 나오는 변화, 밤까지 이어진 치료를 차례로 기록한다. 그 사이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지는 심한 증상도 있었다.1

이후 땀이 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백호탕을 사용한 뒤 한 차례 무른 변을 보았고, 그 뒤 병이 크게 나았다고 적었다. 호전 뒤에는 눈의 불편을 따로 치료한 경과도 덧붙어 있다.

이 대목을 백호탕 한 번으로 곧 나은 이야기로 줄일 수는 없다. 처방을 바꾼 뒤에도 남아 있던 증상, 새로 나타난 변화, 잠과 배변을 확인한 다음 날까지가 하나의 경과다. 당시의 투약량이나 약을 넣던 방법을 오늘의 응급처치로 재현할 기록은 아니다.

오늘 갑자기 말과 행동이 혼란스러워지거나 의식이 달라진다면 원인을 신속하게 평가해야 한다. 이 의안의 체질이나 처방을 따라 판단하며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4

백호탕에는 돌과 쌀이 함께 들어간다

기록 속 처방 전환에서 눈에 띄는 약재는 석고다. 이름 때문에 풀뿌리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석고는 광물성 본초다. 백호탕의 익숙한 원방에는 석고와 지모, 구운 감초와 갱미가 함께 놓인다. 갱미는 쌀을 가리킨다.2

석고·지모는 전통적으로 성한 열과 번갈을 다루는 배합으로, 감초·갱미는 중초를 조화하고 진액을 함께 살피는 구성으로 풀이한다. 차가운 성질의 약재만 모은 이름표보다, 서로 다른 재료가 함께 들어간 처방으로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약재별 역할과 구성은 백호탕 문서에서 더 읽을 수 있다.

다만 이 의안은 육미탕과 백호탕의 약미 전체를 다시 나열하지 않았다. 여기서 소개한 네 재료는 『상한론』 송본의 백호탕 구성을 비교한 것이며, 그것만으로 당시 조제의 모든 세부를 복원한 것은 아니다. 원문이 ‘육미탕’이라고 쓴 이름도 그대로 남긴다. 오늘의 육미지황환 제품이나 사상 처방인 지황백호탕과 이름을 바꾸어 붙이지 않는다.

마지막에 적은, 그때 묻지 못했던 일

의안의 끝에서 이제마는 뜻밖의 말을 남긴다. 당시에는 대변으로 병세를 살피는 방법을 충분히 알지 못해, 며칠 동안 변을 보지 못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1

不察大便之秘閉幾日。

“대변이 막힌 지 며칠인지 살피지 못했다.”1

그리고 처음 표한병을 앓은 뒤 대변이 막혀 이 증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돌아본다.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진료 당시 확인해 둔 배변 기록과, 나중에 병의 흐름을 헤아린 말은 같지 않다. 며칠 동안 변비가 있었다고 숫자를 채워 넣으면, 저자가 남긴 회고가 확정된 관찰로 바뀌어 버린다.

이 이야기의 처음에 나오는 한다열소(寒多熱少)도 우선 ‘이번 병에서 추운 증상이 열 증상보다 두드러졌다’는 서술로 읽는다. 환자가 평생 추위를 많이 탔다거나, 평소 소화·땀·배변이 어떠했다는 정보까지 이 의안에 모두 적혀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질 이름 뒤에 남는 진료의 내용

이 의안은 신축본의 「소양인 비수한표한병론」에 놓여 있다. 표한병 편에 발광·섬어와 백호탕이 등장하니 낯설 수 있다. 그러나 편명의 ‘한’은 그날 체온이 낮았다는 뜻만도, 모든 시기에 따뜻한 성질의 약만 써야 한다는 뜻만도 아니다. 병이 출발한 양상과 이후 달라진 증후를 함께 읽어야 한다.

사상의학에서는 평소의 소증을 먼저 확인하고, 현재의 현증과 표리·순역·병증의 정도를 살핀 뒤 처방을 판단한다. 이 환자의 소증 정보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뒤에서 임의로 완성할 수 없다. 원문에 실제로 남은 것은 초기의 한열 양상, 새로 생긴 호흡·말·행동의 변화, 약에 대한 반응, 그리고 뒤늦게 돌아본 배변이다.

후대의 판본 비교 연구는 이 의안이 갑오본과 신축본에서 어느 병론에 놓였는지, 섬어를 동반한 병증을 망음병과 어떤 관계로 읽을지 논의한다.3 망음병은 소양인 표한병 안의 역증 체계로 다루지만, 이 의안에 부족한 소증 정보를 채워 넣어 세부 단계를 확정하지는 않는다.5 이는 저자의 병증 인식이 달라지는 과정을 읽는 문헌 연구다. 이 한 사람의 호전 기록으로 현대의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정하는 연구와는 구별한다.

숨이 처음 가라앉았던 한 줄 뒤에는 훨씬 긴 기록이 이어졌다. 같은 약에 대한 달라진 반응, 바꾼 약을 쓰며 지켜본 밤, 그날 밤의 잠과 다음 날의 배변. 이제마는 그 경과를 적은 뒤에도, 그날 미처 묻지 못한 일을 책에 남겨 두었다.

함께 읽기

출전과 참고 자료


  1. 이제마, 『동의수세보원』 신축본(1901) 「소양인 비수한표한병론」, 통행 조문 9-41, ‘嘗治 少陽人 傷寒發狂譫語證’으로 시작하는 의안. 권오일·이지현·김윤희·황민우, 「少陽人 亡陰證에 관한 고찰 — 甲午本과 辛丑本을 중심으로」, 『사상체질의학회지』 23(1), 2011, 44–52, 인쇄면 48쪽 주석 11에 재록된 고전 원문 전체를 확인했다. 짧은 인용에 읽기 위한 구두점을 더했으며 한국어 풀이와 이야기 서술은 직접 작성했다. 논문의 현대 환자 사례를 옮긴 글이 아니다. ↩↩↩↩↩↩↩

  2. 장중경 저술로 전하는 『상한론』 송본 계열, 「辨太陽病脈證並治下第七」, 통행 176조 뒤 「白虎湯方」. 송본 전사문의 석고·지모·자감초·갱미 구성과 대조했다. 이 구성 비교와 『동의수세보원』 의안 자체의 기록 범위를 구분한다. ↩

  3. 위 권오일 외 논문, 인쇄면 48–50쪽. 갑오본·신축본에서 섬어 의안의 배치와 망음병 인식을 비교한 후대 문헌 연구. 그 해석을 당시 관찰 기록과 섞지 않았다. ↩

  4. NHS, Sudden confusion (delirium), 2024-05-28 검토. 갑작스러운 혼란과 의식 변화에 대한 즉시 진료 안내. 고전의 발광·섬어를 현대 섬망의 확정 진단으로 대응시킨 것은 아니다. ↩

  5. 신미란·주종천·이의주, 「소양인체질병증 임상진료지침: 망음병」, 『사상체질의학회지』 26(3), 2014, 251–261, 인쇄면 252쪽. 망음병의 표한병·역병 위치와 경중 분류. DOI: 10.7730/JSCM.2014.26.3.251. 지침의 분류 설명이며 이 역사적 환자의 소증을 새로 확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