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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처방 속 씨앗 둘과 꿀 한 가지

민성의담 · 열한 번째 이야기

단단한 변을 다루는 마자인환의 여섯 약재

대변이 단단해져 잘 나오지 않는다. 이런 말을 들으면 먼저 배변을 촉진하는 약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상한론』의 마자인환에는 대황만 들어 있지 않다. 마자인과 행인, 두 가지 씨앗 약재가 함께 있고, 작약·지실·후박이 더해진다. 여섯 약재를 묶는 재료는 꿀이다.1

대황으로 배변을 돕는 한편, 두 씨앗으로 윤택하게 하려 했다. 단단한 변을 내보내는 데 서로 다른 성질의 약재를 쓴 셈이다. 마지막에는 꿀로 반죽해 환을 만들었다.

대변이 굳었다는 말 앞에 소변이 나온다

『상한론』 247조는 대변이 단단한 상태와 소변을 자주 보는 양상을 함께 적고, 이를 비약(脾約)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마자인환을 제시한다.1

大便則硬 其脾爲約。 “대변이 단단해지는 이 상태를 비약이라 불렀다.”1

비약은 당시의 병리 설명이다. 현대의 비장에 생긴 해부학적 병변이라는 뜻이 아니며, 소변을 자주 보면 반드시 변비가 생긴다는 법칙으로 읽을 수도 없다. 이 글에서 주목할 것은 배변만 보지 않고 배설의 다른 양상을 함께 적었다는 점이다.

이 조문은 처방을 제시한 병증 조문이다. 특정 환자의 치료 경과보다 처방을 쓰는 조건과 구성을 중심으로 읽게 된다.

두 씨앗과 네 약재가 나누어 맡은 방향

마자인환의 구성은 마자인·행인·작약·대황·지실·후박이다. 전통적인 배합 관점에서는 다음처럼 읽을 수 있다. 이 설명은 각 성분의 독립적인 현대 약리 효과를 입증한 표가 아니다.

배합 전통적으로 읽는 방향
마자인·행인 윤택하게 하는 방향과 기의 하행을 함께 고려
작약 진액과 복부의 긴장 양상을 함께 살핌
대황 정체된 대변을 아래로 내보내는 통변의 축
지실·후박 그득함과 기의 막힘을 풀어 통변의 방향을 보조
꿀 원문에 기록된 환제의 결합 재료

대황이 들어 있다고 대황의 작용만으로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 마자인·행인의 윤택한 방향, 지실·후박의 제만 방향이 같은 배합에 놓인다. 약재를 하나씩 떼어 ‘변비에 좋은 재료’로 소개하면 이 관계가 사라진다.

여기서 행인은 약재로 쓰는 살구씨의 속씨다. 마자인도 정해진 약용 원료를 가리킨다. 식용 씨앗이나 생살구씨를 먹으면 이 처방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약재의 기원·가공·용량과 전체 처방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꿀로 만든 환제, 반응을 보며 조절한 기록

원문은 여섯 약재를 꿀로 반죽해 환으로 만들도록 적었다. 행인은 별도로 가공하여 기름진 반죽처럼 준비하는 과정도 나온다. 같은 이름이라도 현대의 농축제·캡슐·탕제가 모두 이 원문 환제와 같지는 않다.1

제법의 끝에는 짧은 문장이 붙는다.

漸加 以知爲度。 “차츰 조절하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1

역사적 환의 크기와 개수를 오늘의 제품 복용량으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그래도 이 문장은 처방을 정한 뒤 실제 반응을 살피는 과정이 필요했음을 보여 준다. 배변을 많이 시킬수록 좋다는 읽기보다, 변의 상태와 복통·설사 같은 변화까지 확인하는 읽기로 이어진다.

『동의보감』의 비약환과 나란히 읽기

『동의보감』 내경편 대변문에는 비약환이라는 이름으로 마자인환 계열 처방이 수록되어 있다. 여섯 약재의 틀을 공유하지만, 출전과 약재 표기·가공 및 제조 배합은 각각 확인해야 한다.

마자인환 처방 문서에는 『동의보감』 수록본의 적작약·찐 대황 표기와 꿀 환제의 제조 배합을 정리해 두었다. 『상한론』의 ‘작약’이라는 표기를 후대의 원료명과 모두 같다고 처리하지 않고 비교할 수 있다.

또한 그 처방 문서에는 현대 기능성변비 연구가 별도로 정리되어 있다. 고전의 수록은 전통적 사용과 배합의 근거이며, 임상시험은 정해진 대상과 표준화 제제를 평가한 자료다. 역사적 제법과 시험 제제, 두 씨앗의 단독 섭취는 각각 구별한다.

단단한 변을 읽는 질문

변비는 배변 횟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변이 굳고 건조한지, 힘을 많이 주는지, 배변 뒤에도 남은 느낌이 있는지 함께 살핀다. 원인도 약물, 장의 이동이나 배출 기능 등 여러 가지일 수 있다.2

지속 복통·혈변·구토가 있거나 가스도 나오지 않는다면 진료가 우선이다.2 『상한론』의 비약과 현대 기능성변비를 완전히 같은 진단으로 옮겨 자가 처방하지 않는다.

마자인환의 목록을 다시 보면 씨앗 둘과 대황, 나머지 약재들이 눈에 들어온다. 굳은 변을 다루는 방법을 한 가지 작용에만 맡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제법 끝에는 실제 반응을 보며 조절하라는 말이 남아 있다.

함께 읽기

마자인환의 구성과 현대 연구 · 변비의 감별과 배변 평가 · 『상한론』 247조 읽기 · 회복하는 동안 약첩에서 빠진 대황

출전과 참고 자료


  1. 장중경, 『상한론』 「변양명병맥증병치」 247조와 마자인환방. 조문 번호는 Project Gutenberg 전자본문의 표기를 따른다. 필요한 짧은 구절만 인용하고 이 글에서 번역했다. 제법은 마자인환방과 바로 다음 문단을 함께 확인했다. ↩↩↩↩↩

  2. NIDDK, Symptoms & Causes of Constipation. 변의 굳기·배출 곤란·잔변감, 원인과 진료가 필요한 동반 증상을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