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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귀는 왜 ‘돌아온다’는 이름을 얻었을까

민성의담 · 열아홉 번째 이야기

약초 한 가지에 담긴,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

당귀라는 이름을 한 글자씩 풀어 보면 조금 이상하다. 당(當)은 ‘마땅히’, 귀(歸)는 ‘돌아가다’라는 뜻이다. 붙여 읽으면 ‘마땅히 돌아가야 한다’. 뿌리의 모양이나 색을 설명하는 이름도 아닌데, 대체 누가 어디로 돌아간다는 것일까.

이 물음은 옛사람들에게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을 펼치면 당귀의 이름을 설명하는 자리에 서로 다른 풀이가 나란히 놓여 있다. 하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다른 하나는 몸 안의 기혈에서 답을 찾는다.1

약초로 전하던 말

『본초강목』은 당귀의 다른 이름으로 문무(文無)를 적고, 최표의 『고금주』를 인용해 이런 풍속을 소개한다.

古人相贈以芍藥,相招以文無。

“옛사람들은 작약을 주고받았으며, 문무로 서로를 불렀다.”1

그 뒤에 붙은 설명이 재미있다. 문무는 당귀의 다른 이름이고, 작약은 장리(將離)라고도 불렀다는 것이다. 장리는 ‘장차 헤어진다’로 읽힌다. 떠나는 쪽에는 작약, 다시 부르는 쪽에는 당귀. 약초 이름을 말처럼 주고받았다는 이야기다.

요즘 꽃다발에 짧은 카드를 끼우듯, 이 기록 속 사람들은 식물의 이름에 뜻을 실었다. 『본초강목』이 전하는 풍속이지, 당귀라는 이름이 처음 생긴 순간을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그래도 딱딱하게만 보이던 본초서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대목이다.

이시진 자신은 또 조금 다르게 풀었다. 당귀를 여성의 혈을 다스리는 중요한 약으로 설명하면서, 그 이름에 남편을 그리워하는 뜻이 있다고 보았다.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는 시구까지 가져온다.1 당시의 혼인관과 여성관이 들어 있는 해석이다. 이를 오늘의 여성에게 적용할 이유는 없지만, 이름을 설명하려고 시까지 펼쳐 든 저자의 모습은 흥미롭다.

이번에는 기혈이 돌아온다

같은 항목에는 의학적인 풀이도 실려 있다.

能使氣血各有所歸。

“기와 혈이 각각 돌아갈 곳을 얻게 한다.”1

여기서 돌아가는 것은 떠난 사람이 아니다. 어지러워진 기혈이다. 앞에 적힌 전통적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당귀가 기혈을 안정시키는 약이어서 그런 이름을 얻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눈여겨볼 글자는 뒤에 이어지는 ‘공(恐)’이다. 이 문맥에서는 두려워한다는 뜻보다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라는 짐작에 가깝다. 설명을 남긴 사람도 이름의 기원을 확정하는 대신 자신이 아는 약의 쓰임으로 풀어 보고 있다.

이 점을 지나치면 이야기가 너무 매끈해진다. 당귀라는 이름은 반드시 이 효능 때문에 생겼다고 말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원문은 그보다 여지를 남긴다. 한쪽에는 사람을 부르는 풍속이 있고, 다른 쪽에는 약의 작용에서 찾은 설명이 있다.

익숙한 이름이 조금 낯설어지는 순간

『본초강목』의 ‘석명(釋名)’은 이름을 풀이하는 부분이다. 효능을 찾으려고 책을 펼쳤다면 얼른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약초를 보고 무슨 말을 떠올렸는지, 어떤 옛글과 연결했는지까지 남아 있다. 당귀는 뿌리를 말린 약재이면서 문장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름에 담긴 뜻이 약효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기혈이 돌아온다는 설명 역시 당시 의학의 언어다. 오늘 사용하는 당귀의 기원 식물과 배합, 연구는 당귀 본초 문서에서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

이름의 처음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아도 이야기는 충분히 남는다. 이별할 때 건네는 작약, 돌아오라며 부르는 당귀. 오래된 책의 몇 줄을 읽고 나면 익숙하던 약 이름이 짧은 편지처럼 보인다.

당귀가 들어가는 처방 가운데에는 이름부터 한결 느긋한 것도 있다. 소요산이다. 돌아오라는 약초가 ‘소요’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어떤 약재들과 만났는지, 다음 약첩을 펼쳐 보자.

출전과 참고 자료


  1. 이시진, 『본초강목』 권14 「초지삼(草之三)·방초류(芳草類)·당귀(當歸)」의 「석명」. 사고전서본 전사, 위키문헌. 『고금주』의 풍속은 이 항목에 재인용된 내용을 소개했다. 원문의 짧은 구절에 문장부호를 더하고 직접 번역했으며, 이름에 대한 여러 설을 역사적 해석으로 구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