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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에도 흐름이 있다 — 공진단의 네 약재

민성의담 · 열세 번째 이야기

북극성을 향한 별들의 이름, 녹용·당귀·산수유·사향의 배합

공진단의 ‘공진’은 무슨 뜻일까. 약재 이름을 합친 말처럼 들리지만, 풀이해 보면 밤하늘이 나온다. 여러 별이 북극성을 둘러싸고 받드는 모습. 작은 환약 하나에 꽤 큰 풍경이 담겨 있다.

공진, 여러 별이 북극성을 향해 둘러서다

공진단은 한자로 拱辰丹이라고 쓴다. ‘공(拱)’은 두 손을 모아 공손히 받든다는 뜻에서 둘러서서 받든다는 의미로 이어지고, 여기서 ‘진(辰)’은 북진(北辰), 곧 북극성을 가리킨다. 공진(拱辰)은 여러 별이 북극성을 둘러싸고 받드는 모습을 뜻한다.6

이 표현의 고전적 배경은 『논어』 「위정」 첫 장의 비유다. 덕으로 정치를 하는 모습을 이렇게 말한다.

譬如北辰,居其所而眾星共之。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고, 여러 별이 그를 둘러싸 받드는 것과 같다.”5

이 문장의 ‘공’은 공진단의 拱과 달리 共으로 적혀 있다. 여기서는 둘러싸고 받든다는 뜻으로 읽는다. 약 이름의 두 글자를 이해하려고 거슬러 올라갔더니, 그 배경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관한 비유가 있었던 것이다.65

이름의 뜻을 공진단의 방의와 연결해 보면, 몸의 바탕을 굳건히 해 전체의 조화를 돕는다는 이미지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이 연결은 이름과 처방 설명을 함께 읽은 해석이다. 해당 처방 조문이 『논어』를 인용해 작명 경위를 직접 밝힌 것은 아니다.

송대 왕구의 『시재백일선방』 권18에는 공진단을 설명하는 문장이 나온다. 한창인 나이인데도 진기가 약한 상태를 말하고, 타고난 바탕의 허약함을 살핀다. 이어 녹용·산수유·당귀와 별도로 간 사향을 함께 적었다.1

약재를 보충하는 처방이면서, 그 설명에는 오르고 내려가는 움직임이 등장한다.

但固天元一氣,使水升火降。

“천원의 한 기운을 굳게 하여, 수는 오르고 화는 내려가게 한다.”1

‘천원(天元)’은 이 대목에서 타고난 생명의 바탕을 가리키는 말로 읽는다. 그 앞에 ‘품부소약(稟賦素弱)’, 곧 본래 타고난 바탕이 약하다는 설명이 있기 때문이다. 원문을 앞뒤로 읽으면 한창인 사람에게도 이런 약을 논한 까닭을 알 수 있다. 나이만으로 허약함을 가늠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공진단을 읽는 한 단서다. 옛 의가는 무엇을 채울지와 함께, 그 안의 흐름을 어떻게 고르게 할지를 설명했다.

보충·보혈·수렴·방향이 한 배합에 놓이다

녹용·당귀·산수유·사향. 네 이름은 모두 익숙해도 맡은 일은 같지 않다. 전통적으로 녹용은 기운과 정혈을 보하고, 당귀는 혈을 보하면서 그 움직임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산수유는 간신을 보하고 흩어지는 것을 거두며, 사향은 강한 향으로 막힌 기의 소통을 돕는 약으로 풀이한다.

특히 산수유와 사향을 나란히 보면 재미있다. 하나는 거두는 일을, 다른 하나는 통하게 하는 일을 맡는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보충하는 약재를 모은 것은 아니었다.

수승화강이라는 고전 용어는 당시의 병리와 치법을 설명하는 말이다. 물과 불을 특정 호르몬이나 자율신경의 수치로 그대로 바꿀 수는 없다. 위의 배합 설명 역시 성분별 현대 약리 효과를 나누어 증명한 도식은 아니다. 공진단 구성 문서에서는 이 전통적 해석과 사람 대상 연구를 따로 이어 읽을 수 있다.

옛 책의 환은 오동나무씨 크기였다

『시재백일선방』은 가루 낸 약재를 술로 쑨 밀가루풀로 묶어 오동나무씨 크기의 환으로 만드는 제법을 적었다. 『동의보감』 잡병편 권4 허로문의 공진단도 네 약재와 이 계열 제법을 전한다.12

이 기록은 오늘날 익숙한 큼직한 공진단 한 알과 비교할 때 특히 도움이 된다. 같은 이름을 쓰더라도 환의 크기와 결합 재료, 실제 약재 함량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환의 개수를 오늘의 제품 개수로 바꾸어 복용량을 정할 수는 없다.

사향을 다른 약재로 바꾼 제형이나 인삼·숙지황을 더한 가감방도 기본 구성과 구별해 확인한다. 원료가 달라지면 그 선택의 이유와 처방의 방향도 다시 읽게 된다. 네 약재 중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떤 가공 원료인지가 이름 못지않게 중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허로문으로 이어진다

『동의보감』에 실린 공진단은 허로라는 문목 속에서 읽는다. 그 배치와 방의를 살펴본 현대의 원전학 연구도 있다.3 허로는 오랫동안 소모되고 허약해진 여러 양상을 설명하는 전통적 범주이며, 오늘의 만성피로 진단 하나와 동일하지 않다.

허로문에서는 오래 소모되고 약해진 몸을 어떻게 도울지 다룬다. 공진단도 그 안에 있다. 다만 오늘날 누군가 피곤하다고 할 때는 잠이 부족한지,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지, 다른 불편이 생겼는지부터 들어야 한다.

현대 임상시험은 일정한 대상에게 정해진 제제를 투여해 특정 결과를 평가한다. 전통적 배합이 흥미롭다는 이유로 모든 피로나 모든 공진단 제품에 효과가 같다고 확대할 수는 없다. 시험 대상·제형·기간과 정정문까지 확인하는 공진단 임상근거 문서가 다음 읽기가 된다.

회복의 목표를 생활 속에서 찾기

공진단을 상담할 때는 “피곤하다”는 한마디에 생활의 변화를 더해 보는 것이 좋다. 예전과 같은 일을 해도 회복에 며칠이 더 걸리는지, 식사량이 줄었는지, 잠을 줄여 바쁜 일정을 버티고 있는지 정리하면 처방의 목표도 분명해진다.

치료 뒤에도 같은 일을 하고 덜 지치는지, 쉬고 난 다음 날은 어떤지, 잠과 식사는 나아졌는지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막연했던 ‘기운이 없다’는 말에 이런 구체적인 변화가 붙으면 진료 때 이야기를 나누기가 한결 수월하다.

피로에는 수면 부족부터 빈혈·갑상선질환 등 여러 원인이 있으므로, 쉬어도 계속되거나 체중 감소·발열 같은 변화가 동반되면 평가가 필요하다.4 공진단을 고려할 때도 현재 복용약과 전체 원료를 확인한다.

경옥고에는 항아리와 긴 달임의 시간이, 공진단에는 별들이 모이는 이름과 작은 환의 제법이 남아 있다. 같은 보약으로 불러도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다음에 공진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 네 약재와 함께 북극성을 둘러선 별들도 떠오를지 모른다.

함께 읽기

공진단의 구성과 현대 연구 · 『동의보감』 공진단 해설 · 공진단과 경옥고 비교 · 녹용대보탕, 보하는 약 사이에 반하를 놓다

출전과 참고 자료


  1. 왕구(王璆), 『시재백일선방(是齋百一選方)』 권18, 제26문 「공진단」. 위키문헌 공개 전사의 설명·구성·제법을 확인했다. 짧은 원문을 인용하고 이 글에서 번역했다. 이 책의 수록을 공진단의 최초 기록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

  2. 허준, 『동의보감』 잡병편 권4, 허로, 「공진단」. 한국전통지식포탈의 동의보감 공진단 수록 정보에서 출전·네 약재·환제 제법을 대조했다. 두 문헌의 역사적 용량·복용법을 현대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

  3. 임석현 외, 「拱辰丹 方義에 대한 고찰 — 『東醫寶鑑』의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2020;33(4):107–130. 학술지 서지와 초록, DOI 10.14369/jkmc.2020.33.4.107. 문헌의 방의를 해석한 연구이며 치료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은 아니다. ↩

  4. MedlinePlus, Fatigue. 피로의 다양한 원인과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 관한 안내. ↩

  5. 『논어』 「위정」 2.1,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 공개 원문. ‘爲政以德’에 이어지는 북진의 비유를 짧게 인용하고 직접 번역했다. 공진단 조문과는 별개의 문헌이다. ↩↩

  6. 대만 교육부 『중편국어사전수정본』 「拱辰」, 『논어』 「위정」 제1장. 사전에서 단어의 뜻과 『논어』의 비유를 확인했다. 본문에서 이를 공진단의 고천원일기 설명과 연결한 부분은 방의를 이해하기 위한 해석이며 작명자의 의도를 직접 입증하는 기록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