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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秋分) 뜻·날짜·풍속과 음식

추분은 입춘부터 세는 24절기 중 16번째 절기이며, 태양 황경 180°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앞 절기는 백로, 다음 절기는 한로입니다.

연도 추분 날짜·절입 시각(한국 표준시 KST) 기준
2026년 9월 23일 09:05 한국천문연구원 공개자료
2027년 9월 23일 15:02 DE440 기반 계산값·분 단위 반올림

다른 연도 날짜·시각 계산 · 24절기 순서·전체 날짜표 · 시각의 출처와 기준

호박고지와 묵은 나물의 준비

추분(秋分)은 태양이 추분점에 이르는 절기로, 백로와 한로 사이에 놓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지고 이후 북반구의 밤이 더 길어집니다. 춘분이 씨뿌릴 흙을 떠올리게 했다면, 추분에는 거두어들일 것과 남겨 둘 것을 헤아리는 일이 가까워집니다.

곡식을 거두고 고추를 말리는 한편, 호박고지·박고지와 여러 나물을 준비하던 때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버섯요리도 이 무렵 음식으로 소개합니다. 말린 나물 한 줌에는 여름과 가을의 재료를 다른 계절로 옮겨 놓는 수고가 담겨 있습니다. 그저 오래 두는 일이 아니라 씻고 손질하고 말리고 다시 불려 먹는 과정 전체가 살림의 기술입니다.

추분의 저장은 단순히 남은 것을 쌓아 두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호박과 박을 썰어 말리고 나물을 갈무리한 뒤, 다시 먹을 때에는 불리고 손질하고 익혀야 했습니다. 계절을 건너는 재료에는 먹기 전의 준비가 두 번 놓이는 셈입니다. 마른 나물 한 줌을 볼 때도 가을에 말린 손길과 겨울에 다시 불린 손길을 함께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마른 재료를 다시 먹기까지

한의학에서 재료를 읽을 때도 가공 전후의 상태를 살핍니다. 뿌리나 열매를 그대로 쓰는지, 말리고 볶고 찌는지에 따라 문헌의 이름과 설명이 달라집니다. 음식의 건조와 약재의 포제를 같은 과정으로 합치기보다 각각의 목적을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동의보감》 수제법과 가공의 목적

풍성한 가을 식탁에서는 《소문》의 ‘식음유절(食飲有節)’도 함께 읽을 만합니다. 먹고 마시는 데 알맞은 정도를 둔다는 뜻입니다. 그 정도는 활동량과 식욕, 씹고 소화하는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조금 먹어도 금세 배부른 사람과 과식 뒤 답답한 사람은 같은 방법으로 식사를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식음유절의 원문과 생활 해석

버섯을 식탁에 올리는 계절에는 본초 복령(茯苓)도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됩니다. 복령은 식물의 뿌리가 아니라 균류의 균핵을 쓰는 약재입니다. 소나무 뿌리 주변에서 발견된다는 이미지 때문에 뿌리와 혼동하기 쉽지만, 무엇의 어떤 부분인지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음식으로 고르는 식용 버섯과 약용 복령도 각각의 원료와 규격을 확인합니다. 복령의 기원과 약용 부위

《동의보감》 탕액편의 복령 기록에는 다음 구절이 있습니다.

開胃,止嘔逆,善安心神。

직접 풀이: 음식 수용을 돕고 구역을 조절하며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는 기록이다. 이어 수분 정체를 다룬 내용도 나옵니다. 이처럼 복령을 오직 ‘물을 빼는 재료’로만 기억하면 문헌이 다룬 다른 축을 놓치게 됩니다. 복령 원문과 영인 위치

복령이 들어간 두 처방의 차이

사군자탕에서는 인삼·백출·감초와 함께 비위의 기능을 돕는 배합을 읽고, 오령산에서는 택사·저령·백출·계지 등과 수분대사의 구조를 봅니다. 안신 처방에서는 심신과 잠의 불편을 살피는 다른 약재들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동일한 복령이 어떤 약과 함께 놓였는지가 처방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음식의 건조, 균핵의 채취, 약재의 가공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추분의 버섯과 묵은 나물에서 출발해 각각의 재료를 정확히 알아보는 과정이 본초 독해의 좋은 연습이 됩니다. 산에서 본 버섯이나 나무 주변의 덩어리를 이름의 인상만으로 식용·약용 판단에 쓰지 않습니다.

복령의 바깥층은 복령피(茯苓皮), 소나무 뿌리가 관통한 균핵 부분은 복신(茯神)으로 따로 부릅니다. 이때 복신이라는 약재와 뿌리의 목질부인 복신목도 구별합니다. 어떤 수록형의 ‘복신거목(茯神去木)’은 목질부를 제거하라는 뜻입니다. 같은 균핵 자원에서도 어디를 골라 무엇을 덜어 냈는지 이름과 제법이 이어집니다. 복령을 뿌리라고 기억하면 놓치기 쉬운 구체적인 차이입니다. 복신·복령피와 목질부의 구별

식음유절을 식탁에서 읽기

풍성한 반찬 앞에서는 먹기 편한 양을 먼저 덜어 볼 수 있습니다. 말린 나물도 불림과 익힘에 따라 식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식음유절의 ‘절(節)’을 획일적인 제한보다 각자의 식욕·소화와 실제 식탁을 헤아리는 말로 읽으면, 저장 음식의 즐거움과 함께 살필 기준도 생깁니다.

버섯이나 산나물은 식용이 확인된 재료를 고릅니다. 여러 나물을 한 번에 많이 차리기보다 익숙한 한 가지를 먹기 편하게 조리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추분의 풍성함은 접시의 개수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꺼내어 먹을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 마련한 한 줌의 재료 안에도 있습니다.

풍속·명칭 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추분〉. 짧은 일력 카드 · 절입 시각 확인

백로의 풍속·음식 → 추분 → 한로의 풍속·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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