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뜻·날짜·풍속과 음식¶
백로은 입춘부터 세는 24절기 중 15번째 절기이며, 태양 황경 165°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앞 절기는 처서, 다음 절기는 추분입니다.
| 연도 | 백로 날짜·절입 시각(한국 표준시 KST) |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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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 9월 7일 23:41 | 한국천문연구원 공개자료 |
| 2027년 | 9월 8일 05:28 | DE440 기반 계산값·분 단위 반올림 |
다른 연도 날짜·시각 계산 · 24절기 순서·전체 날짜표 · 시각의 출처와 기준
추수 전에 찾아간 가족¶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입니다. 처서와 추분 사이에 오며, 밤사이 식은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같은 길도 아침저녁의 공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슬은 실제 온도와 습도의 조건에 따라 생기므로 그날의 날씨를 함께 살피며 이름을 읽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백로 무렵 여름 농사를 마치고 추수 전 잠시 일손을 쉬며 근친(覲親)을 가던 풍속을 전합니다. 바쁜 철과 바쁜 철 사이에 가족을 만날 시간을 마련했던 것입니다. 무슨 음식을 가져갈지 생각하기 전에 누구를 만나러 가는 길인지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근친을 갈 여유는 고된 농사 사이에 생긴 짧은 틈이었습니다. 먹거리를 마련해 나르는 일과 만난 자리에서 안부를 듣는 일이 함께 있었을 것입니다. ‘여름 농사 뒤 추수 전’이라는 시기 자체가 그 만남을 위해 내어 둔 시간을 보여줍니다. 백로는 일손을 잠시 놓고 사람을 만나던 절기로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일을 살핀 의서¶
노년을 돌보는 의서에도 그 사람의 취향을 들여다본 문장이 있습니다.
凡人平生為性,各有好嗜之事,見即喜之。
《양로봉친서》 〈성기호기〉의 말입니다. 직접 풀이: 사람은 평소 저마다 좋아하는 일이 있어, 그것을 만나면 기뻐한다. 여기서는 《수친양로신서》 사고전서본 권1에 실린 텍스트를 대조합니다. 돌봄에 필요한 끼니와 잠자리만큼 오랫동안 좋아해 온 일에도 시선을 둔 대목입니다. 대조 원문
부모님을 뵐 때에도 건강에 좋다는 것을 일방적으로 가져가기보다 요즘 무엇을 즐기는지 여쭤볼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싶은지, 가까운 곳을 함께 걷고 싶은지, 집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에 따라 만남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한의학의 양생 이야기는 몸의 상태와 함께 이런 생활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노년의 취향과 돌봄
《양로봉친서》는 좋아하는 일의 예로 글씨와 그림, 거문고와 바둑, 새와 오래된 물건 등을 들고 있습니다. 저마다 마음이 머무는 대상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오늘의 돌봄에서도 건강에 좋다는 활동을 일률적으로 고르기 전에, 그 사람이 오래 좋아해 온 것이 무엇인지 듣는 일이 먼저 놓일 수 있습니다.
같은 책의 〈연처기거〉에는 거처와 가구를 살핀 매우 구체적인 기록도 있습니다. 잠자리뿐 아니라 앉는 자리의 높이와 일어나는 동작까지 관심을 둡니다. 노년의 양생이 음식과 약에만 머물지 않고 집 안의 물건과 움직임까지 보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수친양로신서》 권1 수록 원문
발을 바닥에 딛는 의자¶
의자에 관해서는 《양로봉친서》 〈연처기거〉 전사본의 다음 구절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坐可垂足履地,易於興居。
직접 풀이: 앉아서 발을 내려 땅을 디딜 수 있고, 일어나기 쉬워야 한다. 이 말 앞뒤에는 앉는 자리와 주변 받침을 마련하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높고 근사한 의자라는 기준보다 실제로 발을 딛고 일어나는 사람의 동작을 살핀 점이 눈길을 끕니다.
오늘의 집에서도 발이 바닥에 닿는지, 앉았다 일어날 때 안정적인지, 걸을 길에 물건이 놓여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휘청하거나 넘어진 적이 있다면 가구만이 아니라 시력·복용약·근력·균형 등도 함께 평가할 부분입니다. 고전의 관찰을 현재의 안전한 생활환경을 마련하는 질문으로 이어 보는 것입니다. 기능과 낙상 위험의 관찰
옷자락도 같은 책의 관심사였습니다. 〈연처기거〉는 옷이 너무 길면 발에 밟히거나 걸릴 수 있다는 뜻으로 ‘장즉다유축반(長則多有蹴絆)’이라 적습니다. 따뜻한 옷을 마련하는 일에 길이와 움직임이라는 기준을 더한 것입니다. 오늘도 앉았다 일어날 때 밑단이 걸리는지, 실내를 오가는 데 불편한지 당사자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의자와 옷 한 벌이 노년의 일상 동작을 이어 주는 물건으로 보입니다. 〈연처기거〉 전사본
함께 앉아 지낼 자리¶
부모님을 찾아뵙는 날에는 무엇을 드셨는지와 함께 어디에 앉아 쉬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나누기 편한 자리, 발을 딛고 일어나기 편한 의자 하나가 만남의 시간을 바꿉니다. 백로의 가족 방문은 그렇게 집 안의 작은 물건까지 보게 합니다.
백로의 서늘한 아침에 가족을 만나러 간다면 돌아올 시간과 쉬어 갈 자리도 미리 생각해 봅니다. 여름 농사 사이에 잠깐 비워 두었던 시간처럼, 만나서 함께 좋아할 일을 할 수 있는 여백이 반가운 선물이 됩니다.
풍속·명칭 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백로〉. 짧은 일력 카드 · 절입 시각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