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ema_version":"1.0","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title":"아이에게 죽을, 돌보는 이에게도 한 끼를","language":"ko-KR","description":"정조의 자휼전칙에는 아이에게 먹일 죽과 젖, 돌보는 여성의 식량과 옷, 혜민서의 진료까지 적혀 있습니다. 실록 속 어린이 돌봄의 구체적인 손길을 만납니다.","text":"아이에게 죽을, 돌보는 이에게도 한 끼를\n민성의담 · 열일곱 번째 이야기\n정조의 어린이 구호 규정에서 만난, 아이 곁의 어른\n어린아이를 살피라는 왕의 명령에 쌀과 장, 미역이 등장한다. 아이에게 줄 것만이 아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여성에게 나누어 줄 식량도 따로 적혀 있다.\n정조 7년, 1783년 음력 11월 5일에 반포한 『자휼전칙(字恤典則)』의 한 대목이다. 흉년에 의지할 곳 없이 구걸하는 아이와 길에 버려진 어린아이를 거두어 돌보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었다.1\n왕의 말은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에서 시작한다. 어른은 남의 일을 해 주며 끼니를 이을 수라도 있지만, 어린아이는 제 힘으로 몸을 가리고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조항들은 그 아이를 오늘 어디에 머물게 하고, 무엇을 먹이며, 누가 돌볼지를 정한다.\n아이를 먹이려면 어른도 먹어야 했다\n『자휼전칙』은 구걸하는 아이를 위해 머물 곳과 나이에 따른 식량을 정했다. 젖먹이는 아이에게는 젖을 줄 여성을 구하도록 했다. 그 여성에게도 쌀과 장, 미역을 지급하게 했다.1\n아이를 데려다 기르고 싶어도 자신부터 제대로 먹지 못하는 여성이 있을 수 있었다. 규정은 그런 경우까지 따로 적었다. 가난해서 젖을 먹이기 어려운 사람에게 아이를 맡길 때에도 식량을 주도록 한 것이다.\n이 대목에서는 아이를 안고 있을 어른의 형편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를 잘 돌보라는 말만으로는 끼니가 생기지 않는다. 기꺼이 품에 안는 마음이 있어도, 그 마음을 이어 갈 밥은 필요하다. 아이 몫의 죽을 생각하던 기록이 어느새 돌보는 사람의 밥상까지 닿아 있다.\n옷도 마찬가지였다. 입을 것이 없는 아이에게 옷을 만들어 주고, 젖을 먹이는 여성에게도 옷이 없으면 마련해 주도록 했다.1 아이 하나를 보살피는 데 필요한 물건을 헤아리다 보면, 그 곁의 어른을 빼놓기 어렵다.\n아픈 아이는 혜민서로\n먹이고 입히는 조항 뒤에는 진료에 관한 문장이 붙어 있다.\n使之看審救療\n“살펴보고 치료하여 구하도록 하라.”1\n진휼청에서 혜민서에 알리고, 병든 이들을 살펴 치료하도록 한 대목이다. 정조는 앞선 윤음에서도 활인서와 혜민서를 들며, 나라가 의약으로 사람을 구제하는 일을 맡아 왔다고 설명했다.\n그래서 이 규정을 읽다 보면 진료소 밖의 일이 자꾸 보인다. 아이가 머물 방, 먹을 죽, 몸에 맞는 옷, 곁에서 젖을 먹일 사람. 아픈 아이를 의원에게 보내는 일은 그 여러 돌봄 가운데 하나로 놓여 있었다.\n오늘도 아이가 아프면 집안의 하루가 달라진다. 누군가는 식사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진료를 데려가고, 밤에는 잠든 아이를 살핀다. 처방을 받는 시간보다 집에서 보살피는 시간이 훨씬 길다. 옛 규정의 식량과 옷 조항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n한 번 맡기고 끝내지 않도록\n『자휼전칙』은 아이를 거두었다는 보고만으로 일이 끝나지 않게 했다. 월말에 관원이 확인할 일을 여덟 글자로 적었다.\n審其肥瘠，察其勤慢。\n“살이 올랐는지 여위었는지 살피고, 돌보는 일을 부지런히 했는지 소홀히 했는지 살펴라.”1\n‘비척(肥瘠)’은 아이의 몸을, ‘근만(勤慢)’은 돌보는 이의 일을 살피는 말이다. 요즘의 성장표나 영양 평가와 같은 체계는 아니지만, 맡겼다는 사실보다 이후의 상태를 확인하라는 뜻은 분명하다. 바로 앞에는 제도가 ‘유명무실(有名無實)’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적혀 있다. 죽과 젖을 먹이라는 명령이 아이의 실제 끼니로 이어지는지 보려 했던 것이다.\n물론 이것은 당시 반포한 규정이다. 모든 아이가 실제로 충분한 돌봄을 받았다는 결과 보고는 아니다. 대상과 기간에 제한이 있었고, 수양 조항에도 신분사회의 질서가 남아 있었다. 오늘의 아동 복지와 그대로 같다고 볼 수는 없다.\n그런 시대의 문서를 읽으면서도 한동안 눈길이 머무는 곳은 있다. 아이에게 무엇을 해 줄지 빼곡히 적다가, 젖을 먹이는 여성의 식량과 옷까지 함께 챙긴 부분이다.\n아픈 아이 곁을 지키다 보면 어른은 자기 밥을 뒤로 미루기 쉽다. 아이가 먹었는지부터 묻느라, 돌보는 사람에게도 끼니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 이 오래된 규정에는 그 사람의 한 끼가 적혀 있다.\n함께 읽기\n어린 날의 치료 기억을 의서로 남긴 사람 · 이제마의 기록 속, 다시 죽을 먹고 문밖을 걷던 아이 · 소아 한의진료 안내\n출전과 참고 자료\n국사편찬위원회, 『정조실록』 권16, 정조 7년 11월 5일 세 번째 기사, 「자휼 전칙을 중외에 반포하고 윤음을 내리다」. 날짜는 음력이다. 윤음과 사목의 한문을 바탕으로 돌봄·식량·의복·진료 조항을 풀었다. 인용문은 직접 번역했다. 구호 대상은 조건을 갖춘 10세 이하 구걸 아동과 3세 이하 유기 아동으로 구별되며, 구호 기간과 시행 조건도 서로 다르다. ↩↩↩↩↩","headings":[{"level":2,"title":"아이를 먹이려면 어른도 먹어야 했다","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_2"},{"level":2,"title":"아픈 아이는 혜민서로","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_3"},{"level":2,"title":"한 번 맡기고 끝내지 않도록","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_4"},{"level":2,"title":"함께 읽기","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_5"},{"level":2,"title":"출전과 참고 자료","url":"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_6"}],"links":["https://sillok.history.go.kr/id/kva_10711005_003","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childhood-care-book/","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ref2: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ref3: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ref4: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ref5: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jeongjo-child-care/#fnref:1","https://wiki.minseong.co.kr/classical-stories/sasang/soeumin-sweating-case/","https://wiki.minseong.co.kr/pillar/pediatrics/"],"related_reading":[],"interpretation":"Public article text and navigation only; links do not establish clinical equivalence or treatment recommendations."}
